“사람이 낫다” AI 인력 대체론에 관리자까지 반발 – Cyber Tech

현재 조직 내 거의 모든 계층의 직원이 비슷한 입장을 보이는 이슈가 있다. 자신이나 동료를 AI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인력을 줄이려는 기업은 감원 대상 직원들뿐 아니라 관리자층의 저항도 함께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새로운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기업 교육업체 유다시티(Udacity)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같은 반응은 경영진과 관리자, 현장 직원 다수가 AI 도구보다 다른 인간과 함께 일하는 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전체 인력을 AI 도구로 대체하고 싶다고 답한 비율은 9percent에 그쳤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관리자 직군이었다.

유다시티의 COO 빅토리아 파팔리안은 CIO를 비롯한 경영진이 AI로 인력을 대체하려 한다면 광범위한 반발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응답자들은 인간이 조직에 가져오는 축적된 지식과 창의성, 비판적 사고 역량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파팔리안은 “AI로 인해 자신이 해오던 일을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널리 퍼져 있다”라며,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인간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났다. 단순히 인간이 개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인간 자체가 지식의 기반이자 전문성의 중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직에서 그런 역할을 AI가 대체하는 데 대해서는 여전히 불편함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AI가 아직 넘지 못한 한계

인간 직원이 AI 봇보다 낫다고 보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62percent는 AI가 앞으로 고객이 원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답했다. 53percent는 고객이 인간과 일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봤고, 49percent는 AI 활용 과정에서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우려했다. 파팔리안은 AI 모델이 기존 인간의 지식을 학습해 만들어지는 만큼,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창출하는 데는 뚜렷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파팔리안은 “아직 시장에 나오지 않은 무언가에 대해서는 모델이 학습할 데이터세트 자체가 없다”라며, “AI는 참고할 수 있는 근거가 없기 때문에 대응하기 어렵다. 고객이 앞으로 원하게 될 제품과 서비스가 바로 그런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고용 전문 법률회사 킹슬리 샤메트(Kingsley Szamet Employment Attorneys)의 파트너 에릭 킹슬리는 인간 직원이 여전히 AI가 제공할 수 없는 관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다수 현실적인 기업은 인간을 AI로 대체하려 하기보다, 법률과 컴플라이언스, 평판 리스크를 살피면서 신중하게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킹슬리는 “인간 직원은 판단하고 재량을 발휘하며 직장 문화를 만들어낸다. AI는 이런 역할을 사실상 복제할 수 없다”라며, “기업도 직원을 AI로 대체하기 시작하면, 남은 직원이 과로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분류되거나 새로운 AI 환경에서 불공정하게 관리될 경우 법적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AI 도구가 저연차 직원을 대체할 경우 장기적으로 어떤 후폭풍이 생길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HR SaaS 기업 아바추어(Avature)의 CEO 디미트리 보일런은 기업이 저연차 채용을 대폭 줄이면, 숙련 인재로 이어지는 인력 파이프라인이 끊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바추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HR 실무자의 76percent는 AI가 저연차 채용을 줄일 가능성에 대해 최소한 중간 수준 이상의 우려를 느끼고 있다. 보일런은 “이들은 조직이 더 많은 주니어급 인력을 채용한 뒤 교육과 선별 과정을 거쳐 중간 관리자와 고연차 인력으로 키워낸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많은 기업이 내부 이동 프로그램과 성과관리, 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런 활동은 채용 피라미드를 기반으로 돌아가는데, 그 피라미드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대규모 감원과 AI의 연관성

유다시티와 아바추어의 설문 조사는 기술 업계의 대규모 감원 이후에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당수 감원은 AI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재무·트레이딩 교육 플랫폼 래셔널FX(RationalFX)는 2025년 기술 업계 감원 규모가 24만 5,000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약 7만 명, 즉 28.5percent가 AI 도입과 자동화에 연관된 것으로 집계했다.

래셔널FX는 2026년 첫 6주 동안에도 기술 업계에서 3만 700명의 감원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약 4.7percent가 AI와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인간 직원을 AI 도구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이제 막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총괄 무스타파 술레이만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까운 미래에 사무직 업무 대부분이 AI로 자동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술레이만은 “변호사든 회계사든 프로젝트 관리자든 마케터든, 컴퓨터 앞에 앉아 수행하는 사무직 업무의 대부분은 앞으로 12~18개월 안에 AI에 의해 완전히 자동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블 모바일(Noble Cellular) CEO인 앤드루 양은 클로드 코워커용 법률·금융·마케팅 플러그인 출시를 예로 들며, 이런 AI의 확산은 “사무직 일자리의 대규모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은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자동화 물결로 향후 18개월 동안 수백만 명의 사무직 종사자가 해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은 “한 기업이 인력 효율화를 시작하면 경쟁사도 모두 뒤따를 것”이라며, “인원을 줄이면 주식시장이 보상하고, 줄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는 경쟁이 될 것이다.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해고 통지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도한 불안론보다 중장기 변화에 주목

AI가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서사는 실제보다 과장됐을 수 있다. 일부 기업은 다른 목적을 감추기 위해 AI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고, 실제로 AI로 인력을 대체하려다 다시 사람을 재고용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파팔리안은 “AI 때문에 인력을 줄인다고 주장하는 기업이 있지만, 실제로는 다른 이유를 감추기 위한 명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라며, “또 AI로 인력을 대체하려 했던 기업 중에는 AI가 아직 조직의 일부 업무를 맡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을 깨닫고 해당 인력을 다시 채용하는 사례도 있다”라고 말했다.

AI로 인력을 대체했다가 후회한 기업도 있다. 파팔리안은 이런 기업이 이제는 인간 노동의 가치를 다시 인식하고 있다며, 때로는 AI와 함께 일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팔리안은 “경영진은 인간이 어디에서 가치가 있고 대체 불가능한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라며, “직원이 이런 기술에 대한 지식을 갖추면 영향력은 더 커진다. 다양한 AI 기술에 대해 제대로 재교육을 받고, 동시에 인간만의 고유한 강점까지 갖춘 인력이 가장 강력한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AI 기반 IT·HR 플랫폼 기업 피플레인(PeopleReign)의 CEO 댄 터친 역시 인간 노동이 대규모로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AI 혁명은 사람이 기계와 협업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 것이고, 과거 산업·기술 혁신 때처럼 일자리의 종류 자체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터친은 최근 AI와 연관된 일부 감원 역시 다른 요인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글로벌 택배 기업 UPS가 최근 3만 명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지만, 그 배경에는 자동화 확대뿐 아니라 아마존과의 파트너십 축소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터친은 “인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공감과 합리적 판단, 정서적 지원, 서로를 코칭하는 능력 같은 것은 자동화하고 싶지 않은 인간적 조건의 일부다. 기업도 이런 점을 점점 더 깨닫고 있고, 실제로 그렇게 소통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AI 도입에 따라 인간 노동자의 역할이 바뀌면서 고용시장에 적지 않은 혼란이 있을 수 있다. 터친은 “AI 덕분에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같은 수준의 산출물을 내는 데 동일한 역할의 인력이 예전보다 덜 필요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채용이 실제로 지연되는 현상은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AI가 더 많은 경제적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 터친은 “지금은 새로운 일자리와 새로운 역할이 무엇인지, 채용 계획을 얼마나 늦출지 등을 조직들이 탐색하는 과정에 있다”라며, “시간이 지나면 조직은 결국 성장하게 된다. 사회에 필요한 것을 만들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뛰어난 아이디어를 내는 더 많은 인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dl-ciokorea@foundry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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